말과 행동 · 2026년 10월 11일 · 사유형 · 초안 v3
보내지 않은 말은 상대를 위한 배려라고 믿었다.
날 선 문장을 삼키는 게 어른의 일이라고.
그런데 지운 문장을 하나씩 떠올려 보면
상대를 다치게 할 말은 거의 없었다.
보고 싶었다는 말, 그날 왜 먼저 갔냐는 말.
지워진 건 대부분 나를 드러내는 말이었다.
나는 그 밤을 참았다고 기억한다.
겁이 났다고 적으면 진 밤이 되고
참았다고 적으면 이긴 밤이 된다.
한 번도 거절당할 자리에 서지 않고
이긴 쪽의 이름을 골라 온 일은
누구를 위한 배려였을까.
씨앗 · 2026년 10월 11일 감각형 답장을 쓰다 지운 밤